한류 수출의 마지막 보루, 라면과 화장품은 트럼프 관세도 넘을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출마 선언과 함께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고율 관세’ 논쟁.
한국의 수출 중심 산업에 또다시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K-브랜드 소비재인 라면과 화장품, 이 두 산업은 ‘한류 수출의 마지막 보루’로 불릴 만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과연 이들은 트럼프발 보호무역 장벽을 넘을 수 있을까요?
1. 소비재 산업에 쏟아지는 트럼프발 고율 관세의 직격탄
트럼프는 재임 시절부터 자국 산업 보호를 명분으로 한 고율 관세 정책을 밀어붙였습니다.
대표적으로 철강, 자동차, 전자부품 등이 타깃이었지만,
이번엔 더 넓은 범위의 소비재까지 포함할 수 있다는 점에서 라면과 화장품 같은 저가 고빈도 수입 품목도 예외가 될 수 없습니다.
특히, 한류 붐과 함께 K-라면과 K-뷰티 제품은 미국 시장에서 급성장했기 때문에,
만약 관세가 부과된다면 제품 가격 인상은 피할 수 없고, 이는 곧 소비자 수요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2. 라면 – 글로벌 인기 식품, 관세라는 장벽을 만나다
1) 수출 동향
2023년 기준, 한국 라면의 미국 수출은 1억 4천만 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농심, 오뚜기, 팔도 등은 미국 내 아시안 마트뿐만 아니라 월마트, 코스트코 등 주류 유통망에도 입점하며 ‘글로벌 국민식품’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2) 관세 리스크
트럼프가 관세 리스트에 식품류를 포함할 경우, 라면은 HS코드상 조리된 가공식품으로 분류되어 10~25%의 관세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수출업체 입장에서는 가격 경쟁력을 잃을 수 있고, 미국 내 판매가는 자연스럽게 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3) 대응 사례
농심은 이를 예상하고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현지 공장을 이미 가동 중이며, 최근 텍사스 추가 공장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현지 생산은 관세를 회피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미국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춘 맞춤형 제품 개발에도 용이합니다.
3. 화장품 – 브랜드 이미지와 기술력으로 돌파 가능할까?
1) 수출 동향
K-뷰티의 대표주자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클리오, 토니모리 등의 화장품은 미국을 포함한 북미 시장에서 한류 콘텐츠와 함께 급성장했습니다.
특히 스킨케어, 마스크팩, 톤업크림 등은 미국 밀레니얼과 Z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2) 관세 리스크
화장품은 보통 HS코드 3304/3305로 분류되며, 이미 일부 품목에 5~10%의 관세가 존재합니다.
트럼프가 이를 확대하면 프리미엄 K-뷰티 브랜드는 가격 경쟁력 저하가 우려됩니다.
중소기업 브랜드의 미국 진출은 더욱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3) 대응 사례
LG생활건강은 미국 내 자체 법인 운영을 통해 D2C(직접판매) 채널을 강화하고 있으며,
아모레퍼시픽은 친환경 패키지, 비건 인증 등 친환경 트렌드를 내세워 관세 부담을 상쇄하려는 전략을 택하고 있습니다.
4. 라면 vs 화장품, 관세 대응 전략 차이점
구분 | 라면 | 화장품 |
---|---|---|
현지 생산 | 가능 (미국 내 공장 운영 중) | 제한적 (제조공정 복잡, 규제 민감) |
유통 전략 | 대형마트, 오프라인 중심 | D2C 및 온라인 채널 중심 |
브랜드 충성도 | 중간 이상 (한류 기반) | 높음 (K-뷰티 프리미엄 이미지) |
관세 회피 전략 | 현지 생산 확대, OEM 활용 | 고부가가치 전략, 브랜드 중심 가격 전가 |
위기 대응 속도 | 빠름 (공장 증설 가능) | 느림 (브랜드 기반 장기 대응) |
5. 앞으로의 방향 : 관세 시대,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1) 현지화 전략은 선택이 아닌 필수
단순 수출 구조로는 더 이상 안전할 수 없습니다. 라면은 현지 생산 확대, 화장품은 현지 제조업체와의 협업 또는 OEM 활용이 필요합니다.
2) 브랜드 파워 강화
가격 인상을 소비자가 수용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은 결국 ‘브랜드’입니다. K-푸드와 K-뷰티가 더 이상 트렌드가 아닌 ‘고유 가치’로 자리 잡도록 스토리텔링과 감성 마케팅이 요구됩니다.
3) 친환경·윤리 소비로 경쟁력 강화
미국 소비자들은 점점 가치 소비를 중시하고 있습니다. 친환경 포장, 비건 인증, 공정무역 등 윤리적 브랜드 이미지 구축은 관세를 뛰어넘는 무형 자산이 될 수 있습니다.
4) FTA·무역협정 적극 활용
관세 회피를 위한 다자간 무역협정 가입(RCEP, CPTPP 등)도 중요합니다. 정부와 기업이 함께 협력해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합니다.
6. 관세는 장벽이 아니라 기회의 시험대다
트럼프의 관세 부활은 단순한 ‘무역의 위협’이 아닙니다.
그것은 오히려 한국 소비재 산업 전체가 구조적으로 혁신할 수 있는 기회의 촉매제가 될 수 있습니다.
라면과 화장품이라는 두 산업은, 서로 다른 특징과 유통 구조, 소비자군을 지녔지만 ‘한류 콘텐츠’라는 공통 기반을 가지고 세계 시장에 나서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제품만 팔 것이 아니라, 브랜드 스토리, 라이프스타일, 정서적 가치를 함께 수출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소비자는 점점 더 가치 있는 소비를 원합니다.
관세라는 외적 요소에 흔들리기보다, 그 이면에서 우리가 팔고 있는 것이 '물건'이 아니라 '경험'이라는 점을 기업이 자각해야 합니다.
또한, 정부의 역할도 중요합니다.
중소 브랜드가 현지 공장을 세우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기에, 정부 차원의 공동 생산 클러스터 조성이나 물류지원, 마케팅 인프라가 절실합니다.
결국 관세 시대는 준비된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을 구분 짓는 시험대입니다.
누구나 어려운 시기를 지나지만, 이 시기를 전략적 기획과 장기적 시선으로 바라보는 기업만이 살아남아, 오히려 더 큰 기회를 잡을 수 있습니다.
지금이야말로 한국 소비재 산업이 단순한 유행이 아닌,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분기점입니다.
이제는 위기가 아닌 구조적 진화를 시작해야 할 때입니다.